삼성전자 노사가 잠정 합의에 도달한 이후 한국 산업계 전반에 이익공유형 성과급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합의 내용이 알려지자마자 삼성 그룹 내부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으로,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 노조들도 유사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전자의 합의가 그룹 전체의 노사 관계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 그룹을 넘어 다른 대기업 집단에서도 성과급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는데, 특히 주목할 점은 하청 노동자 노조와 이주 노동자들까지 정규직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한 발 더 나아가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으며,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를 각각 요구하면서 업종과 규모를 불문하고 이익 공유 논의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성과급 요구 확산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며 직접적으로 압박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대기업 노사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노동계는 이를 이익 공유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각 기업 노조들이 삼성 합의를 선례로 삼아 더욱 적극적으로 성과급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의 합의는 단순한 한 기업의 노사 타결을 넘어 한국 산업 전체의 분배 구조에 대한 논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재계에서는 이익공유형 성과급 요구가 2026년 내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의 사례처럼 하청 노동자와 이주 노동자까지 동일한 성과급을 요구하는 흐름은 기존의 원청-하청 구조와 임금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와 경영 환경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기업의 이익을 노동자와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로, 한국 경제의 분배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