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6호의 발사 시점이 또다시 내년으로 연기됐다. 여러 차례 발사가 미뤄져 온 아리랑 6호가 이번에도 예정된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 위성의 우주 진출이 거듭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위성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발사를 둘러싼 외부 요인이 거듭 발목을 잡으면서, 완성된 위성이 제때 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연기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함께 발사될 예정인 위성의 개발 차질이 있다. 아리랑 6호는 당초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C 발사체를 통해 발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같은 발사체에 함께 실릴 이탈리아 위성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아리랑 6호의 발사 역시 내년 2분기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단독 발사가 아니라 다른 위성과 함께 실려 올라가는 구조이다 보니, 동반 위성의 일정 지연이 그대로 아리랑 6호의 발사 연기로 이어진 것이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리랑 6호는 이미 지난 2022년 제작이 완료된 위성이다. 그러나 유럽 측 위성의 개발 지연 등으로 인해 발사가 그동안 무려 3차례나 밀렸다. 위성은 수년 전에 준비를 마쳤음에도 발사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대기 상태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작 완료 이후에도 반복되는 발사 연기는 위성 운용 계획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쪽에서는 일정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5호기는 단별 조립을 마치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총조립에 들어간다. 단계별로 나뉘어 있던 발사체 구성품들을 하나로 합치는 총조립 단계에 진입하는 것으로, 발사를 향한 준비가 가시적인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국 발사체에 의존하는 아리랑 6호와는 대비되는 흐름이다.
누리호 5호기의 발사 일정도 구체적으로 잡혀 있다. 누리호 5차 발사는 오는 9월로 예정돼 있다. 총조립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만큼, 일정에 큰 변수가 없다면 9월 발사를 목표로 준비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체 발사체를 통한 발사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한국형 발사체의 신뢰성과 운용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리랑 6호의 발사가 거듭 미뤄지는 가운데, 누리호의 9월 발사 준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정 속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사안은 우리 우주 개발이 처한 두 갈래의 상황을 동시에 보여준다. 외국 발사체에 의존하는 아리랑 6호는 동반 위성과 발사체 일정에 따라 거듭 발사가 미뤄지는 반면, 국내에서 개발한 누리호는 정해진 일정에 맞춰 총조립과 발사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완성된 위성을 제때 띄우기 위한 발사 수단의 안정적 확보가 우주 개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우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