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동양 하루살이 떼가 도심을 뒤덮고 있다. 해충은 아니라지만 벌레들이 떼를 지어 날아다니면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고 있다. 늦은 저녁이면 거리 곳곳이 벌레 떼로 가득 찬다.
몰려든 벌레들은 전광판과 조명, 건물 외벽을 새카맣게 뒤덮었다. 점포의 손잡이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벌레가 빼곡하게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도심의 밤 풍경이 벌레로 뒤덮이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크고 화려한 날개를 가지고 있어 일명 팅커벨로 불리는 것이 바로 동양 하루살이다. 사람을 물지 않고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하지만, 빛을 향해 떼지어 몰려드는 통에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야간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시민들도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준비해 온 음식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였다. 일부 관람객은 하루살이를 피하려 모자부터 전기파리채까지 단단히 챙겨 그야말로 중무장한 채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삼 월 동양 하루살이를 유행성 생활 불쾌곤충으로 지정하고 방제에 들어갔다. 그러나 폭발적으로 늘어난 개체 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발생의 배경으로 환경 변화를 지목했다. 한강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동양 하루살이 유충이 살기 좋은 서식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깨끗해진 물이 역설적으로 벌레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이 된 셈이다.
여기에 기후 요인까지 더해졌다. 지난 사 월부터 이어진 이상 고온 현상이 겹치면서, 동양 하루살이가 한꺼번에 쏟아지듯 나타나는 대발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수질 개선과 이른 더위가 맞물리며 도심 속 불편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