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면서 낙동강의 녹조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기온이 빠르게 오르자 강물에 녹조가 크게 번졌고, 이로 인한 피해가 단순한 수질 문제를 넘어 주민들의 식수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특히 낙동강은 경남 지역의 식수원인 만큼, 녹조의 확산은 곧바로 수돗물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된 올해, 녹조가 예년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녹조가 확산되자 당국의 조류경보 단계도 올라갔다. 경상남도는 낙동강에 대한 조류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경보 단계가 한 단계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녹조의 상황이 악화됐다는 의미로, 식수원 관리에 더 높은 수준의 경계가 필요해졌음을 보여준다. 경계 단계로의 상향은 단순한 행정적 조치를 넘어,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삼는 지역 주민들에게 녹조 문제가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왔음을 알리는 신호가 됐다.
녹조 확산의 여파는 가정의 수도꼭지에서도 감지되기 시작했다. 최근 수돗물에서 곰팡이와 흙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냄새가 수돗물에서 느껴진다는 주민들의 호소가 이어지면서, 녹조가 단지 강에 머무르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마시고 쓰는 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식수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은 주민들의 불안을 키우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이 곰팡이 냄새의 원인으로 지목된 물질은 지오스민이다. 지오스민은 물속의 녹조가 뿜어내는 부산물로, 낙동강의 녹조가 심해지면서 발생한 이 물질이 수돗물에서도 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강에서 번진 녹조가 만들어낸 지오스민이 정수 과정을 거친 뒤에도 수돗물에 남아 특유의 냄새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녹조와 수돗물의 냄새 사이의 연결고리가 지오스민을 통해 드러나면서, 문제의 근원이 결국 낙동강의 녹조에 있음이 확인됐다.
당국의 대응 속도를 두고는 비판도 제기됐다. 환경단체는 창원시가 지난 8일 원수에서 지오스민을 확인하고도, 일주일 뒤에야 끓여서 먹으라는 대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원수에서 문제 물질이 확인된 시점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조치가 안내된 시점 사이에 일주일가량의 시차가 있었다는 지적으로,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문제 제기다. 식수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보 공개와 대책 마련의 신속성을 둘러싼 논란이 뒤따랐다.
당국은 수돗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내년부터는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해 예비 활성탄을 충분히 보관하겠다는 방침이 제시됐고, 경상남도는 조류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 발령한 데 이어 취수부터 정수 공급에 이르기까지 수돗물 안전 확보에 나섰다. 녹조가 심해지는 여름철에 식수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관리가 강화되는 가운데, 낙동강 녹조 문제는 기온 상승과 맞물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