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야생생물 일 급인 붉은 여우가 다시 소백산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소백산에서 십오 년째 이어지고 있는 붉은 여우 야생 복원 사업의 하나로, 이번에 여우 이십팔 마리가 추가로 자연으로 방사됐습니다. 사육장의 문이 열리자 여우들은 곧장 떠나지 못한 채 주변을 맴돌며 조심스럽게 새로운 환경을 살폈습니다.
이번에 방사된 여우는 암수 각각 십사 마리씩 모두 이십팔 마리입니다. 이 가운데 이십오 마리는 지난해 태어난 만 일 년생입니다. 여우를 야생에 곧바로 풀어줄 경우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주변 환경에 천천히 적응시키는 이른바 연방사 방식으로 자연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붉은 여우는 한때 우리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동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수십 년 전 쥐를 잡으려고 놓은 독극물 등의 영향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런 붉은 여우를 되살리기 위해 복원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복원 사업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천십이 년 복원 사업이 시작된 이후 자연 상태에서 태어난 새끼들이 확인되고 있고,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고라니와 들쥐를 사냥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는 붉은 여우가 생태계에서 중간 포식자로서 균형을 지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복원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자연으로 돌아간 붉은 여우는 모두 이백오십구 마리에 이릅니다. 현재 소백산 권역에는 칠십칠 마리가, 그 외의 지역에서도 삼십삼 마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방사된 여우들이 여러 지역으로 서식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자연으로 돌아간 여우들은 여전히 여러 위협에 노출돼 있습니다. 여우는 농경지와 민가 주변, 낮은 산지에 주로 서식하다 보니 차량 사고를 당하거나 올무와 덫, 농약 등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방사한 지 일 년 이내에 죽거나 회수되는 개체가 삼십오 점 구 퍼센트에 달합니다.
당국은 붉은 여우 개체군을 더욱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립공원공단은 내년까지 소백산 권역의 붉은 여우 개체수를 백 마리로 늘리고, 삼 대 이상 번식이 확인되는 소개체군을 다섯 개 이상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붉은 여우가 우리 산야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