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천문학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희귀한 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축에 드는 광학 망원경이 포착한 별의 밝아짐 현상에서 시작된 관측 결과로, 우주의 오랜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별의 마지막 순간에 새로운 실마리를 던지는 발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구에서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아득히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번에 관측된 것은 두 별이 서로를 공전하는 쌍성이 폭발하는 현상이다. 쌍성 가운데서도 폭발 규모는 작지만 비교적 자주 일어나는 경우를 왜소신성이라고 부른다. 왜소신성은 폭발의 세기가 크지 않은 대신 반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별이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국면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천체로 꼽힌다. 한 번의 거대한 폭발보다는 여러 차례 되풀이되는 작은 폭발을 통해 별의 상태 변화를 꾸준히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소신성이 격렬한 우주 현상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두 별 사이에서 물질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가까이 붙어 도는 두 별 사이로 물질이 흘러들면서 급격한 폭발이 일어나는데,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별이 어떻게 진화하고 무엇을 남기며 사라지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이런 쌍성계의 움직임을 별의 일생을 읽는 창으로 여긴다. 두 별이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느냐에 따라 물질이 오가는 양상과 폭발의 성격도 달라지기 때문에, 궤도의 크기는 이 현상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된다.
이번에 발견된 왜소신성이 특별한 것은 두 별 사이의 거리가 비정상적으로 가깝다는 점이다. 두 별이 서로를 한 바퀴 도는 공전 주기가 이론상 가능한 최소 공전 주기보다도 짧은 칠십이 분에 불과했다. 별들이 거의 맞닿을 듯 붙어 빠르게 돌고 있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별의 궤도 상식으로는 쉽게 나오기 어려운 값이다. 한 시간 남짓 만에 서로를 돌 정도로 바짝 붙은 쌍성은 그 자체로 매우 드문 사례여서, 관측 결과를 접한 연구진도 이례적인 값에 주목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가까운 쌍성 왜소신성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단 열 개만 발견됐을 만큼 드물다. 관측 사례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보니, 이번 발견은 희귀 천체의 목록에 하나를 더한 것을 넘어 이론과 관측 사이의 간극을 확인시켜 준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기존 별 진화 이론으로는 두 별이 충돌할 만큼 가까운 거리까지 어떻게 좁혀졌는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성과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외계행성 탐색 시스템의 스물네 시간 연속 관측 역량이 뒷받침됐다. 밤과 낮이 이어지는 여러 지역에 관측 장비를 두고 하늘을 끊이지 않고 감시한 덕분에, 짧은 시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의 밝아짐 현상을 놓치지 않고 붙잡을 수 있었다. 여기에 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급 광학 망원경이 더해지며 정밀한 분석이 가능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을 별이 죽음에 이르는 또 다른 진화 경로가 존재하는지를 밝힐 실마리로 보고 있다.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근접 쌍성이 실제로 관측된 만큼, 별이 마지막에 어떤 길을 거쳐 사라지는지를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생긴 셈이다. 하나의 별이 아니라 서로 얽힌 두 별이 함께 진화할 때 어떤 결말을 맞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영역이 많다. 연구진은 이 특이한 왜소신성을 둘러싼 의문을 풀기 위해 후속 관측과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