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한 데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대표팀은 별도의 귀국 행사 없이 내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사퇴의 변을 통해 선수들을 감쌌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월드컵 무대에 나선 이들 가운데 자신이 가장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번 실패는 홍 감독에게 처음이 아니다. 그는 12년 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을 이끌었다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이로써 그는 두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홍 감독의 이번 선임 과정은 출발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외국인 후보와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받는 등 선임 절차가 공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례적으로 국회 국정감사장까지 불려가기도 했다. 다만 홍 감독 본인은 자신에게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는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축구협회 전무를 거쳐 K리그 울산 감독으로 복귀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러나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로 하면서 울산 팬들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평가도 따라붙었다.
현장에서는 홍 감독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사령탑을 두 번 맡은 인물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선수 기용과 스리백 전술에 대한 고집, 대안 부재 등으로 한국 축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홍 감독은 별다른 전술적 해법을 보여주지 못한 채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는 자신을 버렸다며 이제 자신은 없고 대한민국 축구만 있다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대표팀은 새 사령탑 선임이라는 과제를 안고 다시 출발선에 서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