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울의 산을 오르다 보면 외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습니다. 케이팝과 케이드라마 열풍에 이어, 이제는 서울의 산이 외국인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서울의 산을 찾는지 그 규모가 구체적인 수치로 집계됐습니다. 막연히 늘었다는 인상을 넘어, 서울의 산이 외국인 관광객의 새로운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데이터가 보여준 셈입니다.
서울 AI재단은 서울의 주요 관광지 열여섯 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외국인 유동 인구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서울 도심에 자리한 네 개 산의 등산로를 하루 평균 팔천 명에 달하는 외국인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광 명소로 이름난 곳이 아니라 시민들의 일상적인 휴식처인 산에 이만큼 많은 외국인이 몰린다는 점에서, 서울을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짚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산별로 살펴보면 방문객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북한산이었습니다. 북한산 등산로에는 하루 평균 사천십오 명의 외국인이 찾아 네 개 산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을 대표하는 큰 산인 만큼, 도심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루 수천 명이 한 산의 등산로를 오르는 셈이어서, 그 규모가 결코 적지 않습니다.
북한산에 이어 다른 산들도 적지 않은 외국인이 찾았습니다. 북악산이 하루 평균 이천백여 명으로 뒤를 이었고, 관악산이 약 천이백여 명, 아차산이 칠백여 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네 개 산 모두 매일 수백에서 수천 명의 외국인이 오르내리고 있어, 특정 산에 국한되지 않고 서울 곳곳의 산으로 외국인의 발길이 고르게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방문객 수뿐 아니라 증가세도 두드러졌습니다. 아차산은 외국인 방문객이 일 년 전보다 십일 점 팔 퍼센트 늘었고, 관악산도 십 퍼센트가 증가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미 많은 외국인이 찾고 있는 데다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산을 향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산이 나온 것은 이런 흐름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이 같은 흐름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과거처럼 명동이나 경복궁 같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시민들이 즐겨 찾는 숨은 명소로까지 발길을 넓히고 있는 것입니다. 정해진 관광 코스를 벗어나 현지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도시를 경험하려는 여행 성향이 서울의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은 지하철을 타고 도심에서 손쉽게 산에 오를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매력으로 꼽힙니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편리한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부담 없이 등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심과 자연이 가깝게 맞닿아 있는 서울의 특성이 외국인들에게 색다른 여행 경험으로 다가가면서, 서울의 산이 도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접근성과 자연이라는 두 가지 강점이 맞물리면서 서울의 산은 외국인들에게 점점 더 친숙한 목적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