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탱크에는 한 뼘 크기의 밸브가 끼워져 있습니다. 화재 같은 상황에서 탱크 내부의 과도한 압력을 빼내 폭발 위험을 낮추는 안전밸브입니다. 그런데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이 밸브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안전 기준에 부합하려면 분출 면적이 큰 안전밸브가 달려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분출 면적이 기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밸브가 끼워진 가스탱크가 확인됐습니다. 압력을 충분히 빼내지 못하면 그만큼 폭발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제조업체가 원가 절감 등을 이유로 분출 면적이 작은 밸브를 장착했고, 제품 검사를 총괄하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이를 사용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전을 걸러야 할 단계에서 오히려 부적합 제품이 통과된 셈입니다.
가스탱크 검사는 안전밸브를 끼운 상태에서 가스안전공사 직원이 직접 진행합니다. 그런데도 부적합 밸브가 검사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공사 측은 안전밸브 규정이 제품이 아닌 시설 항목에 들어가 있어 검사 당시 혼선이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더 큰 문제는 확산 규모입니다. 기준에 미달하는 안전밸브가 달린 가스탱크가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에서 쓰이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가스안전공사는 부적합 안전밸브가 달린 가스탱크가 얼마나 유통됐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내부 감찰을 통해 어떤 경위로 기준에 미달하는 안전밸브가 검사를 통과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선 업체를 통해 부적합 안전밸브의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증을 책임진 기관의 관리 부실이 드러난 만큼 재발 방지책 마련이 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