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병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의료 현장에서 엄격하게 관리돼야 할 프로포폴이 통제를 벗어나 불법 투약에 동원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이들은 이미 경찰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음에도, 병원을 옮겨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되면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망을 피해 장소만 바꿔 범행을 이어간 셈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불법 투약에 가담한 이용자들의 면면도 다양했다. 적발된 투약자들은 회사원과 자영업자, 유흥업소 종사자 등으로 직군이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직군에 걸쳐 불법 프로포폴 투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불법 시술이 사회 곳곳에 퍼져 있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배경의 투약자들이 병원을 통해 손쉽게 프로포폴에 접근했다는 사실이 이번 수사로 확인된 셈이다.
범행을 숨기기 위한 수법도 치밀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투약자들에 대한 불법 프로포폴 사용 정보를 숨기기 위해 사용 기록을 고의적으로 누락해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기록을 남기지 않는 조건으로 현금을 받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약 기록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적발을 피하는 동시에, 현금 거래를 통해 자금 흐름까지 감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 기록이 범행을 가리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의 허점도 드러났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부 관계자가 같은 범행을 반복했다는 점이다. 병원 관계자 일부는 과거 다른 병원에서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병원을 옮겨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를 받으면서도 범행을 멈추지 않고 장소를 바꿔 동일한 불법 행위를 이어간 것이다. 이는 단발성 일탈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로 불법 투약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진다.
범행은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으며, 피부와 성형 관련 앱 광고와 기존 고객 명단 등을 통해 투약자를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법적인 의료 광고 수단과 고객 정보가 오히려 불법 투약자를 끌어모으는 통로로 활용된 셈이다. 약 1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투약자를 모집하고 범행을 지속해 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사의 초점이 모이고 있다.
경찰은 범죄 수익 환수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병원에서 현금 2,788만 원을 압수했으며, 범죄 수익금을 특정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불법 투약으로 벌어들인 돈을 사전에 동결해 범죄 수익을 환수하겠다는 취지다. 수사 중에도 장소를 옮겨 범행을 반복한 정황이 확인된 만큼, 경찰은 추가 가담자와 또 다른 투약 사례가 있는지를 들여다보며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