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학교 급식실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부산시 교육청이 천여억 원을 투입해 안전한 급식실 조성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뒤에도 정작 재해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급식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시작한 사업이 기대와 정반대의 결과를 내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 급식실은 급식 노동자들이 늘 사고 위험을 안고 일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 공간이다. 사람 몸집만 한 대형 조리기구를 다뤄야 하고,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온갖 유해물질에도 그대로 노출된다. 이런 열악한 작업 환경이 이어지자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해 대대적인 환경 개선 사업에 나섰다.
사업의 핵심은 조리 인력을 이백 명 늘리고, 오래된 노후 조리기구를 새것으로 교체해 안전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인력을 늘려 현장의 부담을 나누고 낡은 장비를 바꿔 사고를 줄이겠다는 구상이었다. 여기에 투입된 예산만 천여억 원에 달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사업 시행 전 앞선 두 해 동안 매년 예순두 건 수준이던 재해 건수가, 사업을 시행한 지난해에는 오히려 일흔여섯 건으로 집계됐다. 급식실 안전을 위해 큰돈을 들인 바로 그해에 재해가 이십 퍼센트 넘게 늘어난 셈이다.
사고 유형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상 사고는 상황이 더 뚜렷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고에서 화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삼십일 퍼센트에서 사십일 퍼센트로, 십 퍼센트포인트나 높아졌다. 안전을 겨냥한 사업이 정작 가장 흔한 사고 유형 앞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막대한 예산에 인력 보강과 장비 교체까지 더했는데도 재해가 늘고 화상 비중마저 커지면서, 사업의 실효성이 낮게 나타났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전한 급식실을 만들겠다며 벌인 사업이 재해 감소라는 본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서,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실질적인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자주 발생하는 사고의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춘 예방 대책을 세우는 일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예산을 투입하고 인력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사고가 왜 반복되는지부터 짚어야 실효성 있는 대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