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인들의 명의를 빌려 장애인 특별공급 아파트를 부정하게 분양받은 뒤 분양권을 팔아 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가로챈 아파트는 강남 지역을 포함해 모두 서른 채에 이릅니다. 분양가를 모두 합치면 이백팔억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범행 무대가 된 곳 가운데 하나는 천 세대가 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입니다. 지하철역과 가깝고 강남 생활권으로 통해 청약 경쟁률이 백오십일 대 일에 이를 만큼 인기가 높았습니다. 이 단지에서 장애인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특별공급된 물량은 일곱 세대였는데, 바로 이 자리에서 불법 분양이 적발됐습니다.
일당이 집요하게 노린 것은 당첨 확률이 높고 청약 통장도 필요 없는 청각 장애인 특별공급 물량이었습니다. 한 청각 장애인 당첨자가 오십 대 남성 브로커에게 자신의 명의를 빌려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브로커 일당은 장애인을 배려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공급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이천이십 년 유월부터 전국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일당은 지역별 담당자 세 명을 두고 명의를 빌려줄 청각 장애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모집책들은 청각 장애인들이 모이는 자리에 드나들며 안면을 익힌 뒤, 경계심을 풀도록 자연스럽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은 아무에게나 명의를 빌리지 않았습니다. 연령과 무주택 기간, 장애 정도 등을 꼼꼼히 따져 당첨 가능성이 높은 사람만 선별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물 가운데는 이렇게 모집한 청각 장애인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힌 수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명의를 확보한 브로커는 직접 전국을 돌며 청약을 신청했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청각 장애인과 함께 분양 현장을 찾아 계약서를 작성했고, 주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은 단지 청약 신청을 도우러 온 사람이라고 둘러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치밀한 수법 덕분에 범행은 상당 기간 발각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일당이 분양받은 장애인 특별공급 아파트는 모두 서른 채, 분양가만 이백팔억 원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열 채는 이미 분양권을 팔아넘겼으며,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부당 이익만 사억 칠천만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인원과 실제 이익 규모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