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임대 아파트를 운영하던 건설회사가 갑자기 파산하면서, 이곳에 사는 100여 세대 주민들이 하루아침에 보증금을 절반 가까이 떼일 위기에 처했다. 살던 집에서 안정적으로 거주하던 주민들이 예상치 못한 건설사의 파산으로 보금자리는 물론 보증금까지 위협받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번 사태로 추산되는 피해 금액만 30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가구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전체 주민에게 동시에 닥친 일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의 구체적인 양상은 한 임차인의 사례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 임차인이 계약에 따라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은 7,200만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가운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보험이 보장하는 금액을 제외하면, 3,200만 원은 사실상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증보험이라는 안전장치가 있었음에도 그 보장 범위를 벗어나는 금액이 적지 않아, 임차인이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피해를 본 것은 이 임차인 한 명만이 아니다. 같은 단지에 전세로 거주하는 임차인 100여 세대가 졸지에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함께 놓였다. 단지 전체 주민이 동시에 같은 위험에 노출되면서, 돌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피해 금액은 모두 합쳐 30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개별 가구로 보면 수천만 원 단위의 손실이지만, 단지 전체로 합산하면 3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피해로 불어나는 구조다.
사태의 발단은 임대 아파트를 운영해 온 건설사의 경영난이었다. 이 건설사는 최근 들어 유동성 위기를 겪어오다, 지난 8일 결국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사 측은 파산에 앞서 보유하고 있던 매물을 분양해 자금 문제를 풀어보려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책이 무산되면서 회사의 파산이 현실화됐고, 그 여파가 고스란히 입주민들에게 전가된 양상이다.
이번 사태는 임대 아파트 임차인들이 처한 보증금 보호의 사각지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보증보험이 일부 금액을 보장하더라도 그 한도를 넘어서는 보증금은 보호받지 못해, 운영 주체인 건설사가 파산할 경우 임차인이 직접 피해를 떠안게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주거를 위해 임대 아파트를 선택한 주민들이 오히려 사업자의 부실로 인해 재산상 손실을 떠안게 된다는 점에서, 제도적 허점에 대한 지적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로서는 보증금 회수 여부가 가장 시급한 현안이 됐지만, 건설사가 이미 파산 선고를 받은 상황이어서 피해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00여 세대에 이르는 입주민들이 한꺼번에 같은 피해를 입은 만큼, 향후 보증금 반환을 둘러싼 절차와 책임 소재를 두고 진통이 예상된다. 보증보험의 보장 범위를 벗어난 금액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이번 사태의 핵심 쟁점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