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가 출발할 때 승객이 넘어져 버스 기사가 치료비를 물어주는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들이 모두 서로 다른 버스에서 일어났지만, 정작 넘어진 승객은 매번 같은 사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러 대의 버스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인물이 넘어지는 일이 벌어지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의도적인 수법일 수 있다는 의심이 제기됐습니다. 버스에 설치된 CCTV가 그 실체를 하나씩 드러냈습니다.
처음 확인된 장면에서는 흰옷을 입은 남성이 시내버스에 올라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휘청이며 의자에 부딪혔고, 이후 엉덩이 쪽이 아픈 듯 연신 몸을 주물렀습니다. 당시 버스 기사는 보험으로 사고를 처리하려 했지만, 승객은 치료비만 받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기사는 이 승객의 계좌로 오만 원을 직접 이체해 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비슷한 일은 다른 버스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청주의 시내버스에서는 버스가 출발하자 흰 모자를 쓴 남성이 휘청였고, 또 다른 버스에서는 검은 모자를 쓴 남성이 휘청이더니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겉모습은 조금씩 달랐지만, 확인 결과 이들은 모두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버스마다 옷차림이나 모자만 바꿔가며 같은 방식으로 넘어졌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매번 다른 사람처럼 보이도록 꾸몄지만, 넘어지는 행동은 판박이처럼 닮아 있었습니다.
기사들이 이상함을 느낀 것은 사고가 반복되면서였습니다. 버스가 급하게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르자, 버스 기사들이 각자 가지고 있던 CCTV 영상을 맞춰 본 것입니다. 그 결과 여러 버스에서 넘어진 승객이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서로 다른 회사의 기사들이 영상을 비교하면서 비로소 반복된 사고의 정체가 확인된 셈입니다. 각기 다른 곳에서 벌어진 일이 하나로 이어지자 의심은 더욱 짙어졌습니다.
이렇게 확인된 피해는 운수회사 네 곳에서 모두 여섯 차례에 이릅니다. 이 승객은 대체로 비어 있는 앞자리는 그냥 지나치고, 주로 하차문 근처나 버스 뒷자리 쪽에서 다리를 다쳤다고 호소하며 현금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넘어지는 위치와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 매번 비슷했다는 점에서, 우연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정황이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드러난 것입니다.
해당 남성은 양쪽 다리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며, 고의로 넘어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버스 회사들은 출발 도중 사고가 나면 버스 기사가 처벌을 받을 수 있고 보험료까지 오른다는 점을 노려 사기를 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버스 회사 측은 이 남성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입니다. 반복된 사고의 진상이 앞으로 수사를 통해 어떻게 가려질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