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등 청소년들이 2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한 뒤 차량까지 빼앗아 트렁크에 감금한 채 수십 킬로미터를 질주한 사건이 드러났다. 가해 학생들은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장면을 직접 촬영해 마치 자랑하듯 SNS에 올리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래보다 나이가 많은 성인을 상대로 한 폭행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됐다는 점에서,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과 죄의식 결여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이를 방관한 이들을 무더기로 검찰에 넘기며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했다.
피해를 입은 20대 남성은 올해 초 아는 동생을 통해 이들 학생을 처음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그는 가끔 자신의 차로 이들을 학교에 태워다 주는 등 호의를 베풀었지만, 학생들은 점차 무리한 요구를 해오기 시작했다고 피해자는 말한다. 호의가 반복되는 사이 요구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고, 결국 피해자가 이를 들어주지 않자 그때부터 폭행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도움을 주려던 관계가 일방적인 가해 관계로 변질되면서, 피해자는 속수무책으로 폭력에 노출되는 처지에 놓였다.
폭행의 양상은 잔혹했다. 중고생들은 피해자의 다리에 시뻘건 불똥을 튀기며 조롱했고, 미안하다고 사정하는 남성의 얼굴을 거듭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요구한 뒤 가진 것이 없다고 하자 다시 얼굴을 잇따라 가격하는 등 폭행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이 같은 집단 폭행은 두 차례에 걸쳐 자행됐고, 그 결과 피해자는 전치 10주에 이르는 중상의 진단을 받았다. 사과를 구하는 피해자를 향해 폭력과 조롱이 동시에 가해졌다는 점에서, 가해 행위의 죄질이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폭력은 단순 폭행에 머물지 않았다. 가해 청소년들은 피해자를 폭행한 데 이어 그의 차량까지 빼앗았고, 피해자를 차량 트렁크에 가둔 채 수십 킬로미터를 내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을 트렁크에 감금한 상태로 장거리를 이동했다는 점에서 단순 상해를 넘어 감금이라는 또 다른 중대한 범죄가 더해진 셈이다. 피해자가 갇힌 채 이동한 거리가 상당했다는 사실은, 가해자들이 별다른 죄책감 없이 위험천만한 행위를 이어갔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건이 외부에 알려진 것은 피해자의 지인을 통해서였다. 폭행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지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이후 대응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일부 가해 학생과 그 부모들이 피해자의 집으로 직접 찾아와 일방적으로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것이다. 피해 회복을 위한 진정한 사과 대신 합의를 압박하는 듯한 태도가 나타나면서, 2차 피해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이를 방관한 인원을 폭넓게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 대상은 중고등학생 7명, 학교 밖 청소년 2명, 그리고 20대 남성 1명 등 모두 10명으로, 이들에게는 공동상해와 공동감금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청소년이 다수 포함된 집단 범죄인 만큼 향후 사법 절차에서 책임 소재와 처벌 수위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폭행 장면을 SNS에 올린 행위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사건은 청소년 범죄의 죄의식 부재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