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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반도체 특성화고 취업률 구십 퍼센트 넘어

충북 반도체 특성화고 취업률 구십 퍼센트 넘어

클린룸에서 방진복을 입은 학생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옮기고 칩 설계도를 살핀다. 반도체 생산시설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충북의 한 직업계 고등학교인 반도체고다. 이르면 이 학년 초부터 기업 입사를 확정하고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고, 일부는 이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에 합격했다. 취업률은 구십 퍼센트를 웃돌아 구십오에서 구십육 퍼센트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한두 해 사이 전국의 입학 문의가 서너 배 넘게 늘었다. 지난달 미국 뉴욕타임스에 각광받는 학교로 소개된 뒤 외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클린룸 안에서 방진복을 갖춰 입은 이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조심스럽게 옮기고 칩 설계도를 들여다본다. 언뜻 보면 대기업의 반도체 생산시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지만, 이곳은 다름 아닌 직업계 고등학교인 충북의 한 반도체고다. 실제 산업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손으로 장비를 다루며 기술을 익히고 있는 것이다. 교실에서 이론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현장과 똑같은 설비 앞에서 실습으로 하루를 채우는 풍경이 이 학교의 일상이다.

이 학교에는 반도체 공정을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설비가 두루 갖춰져 있다. 여섯 개의 펩, 곧 반도체를 만드는 생산 라인과 함께 전공정과 후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학생들이 실습으로 다룰 수 있다. 반도체가 웨이퍼 위에 회로로 새겨지는 과정부터 칩으로 완성돼 검사와 포장을 거치는 단계까지, 산업 현장의 흐름을 학교 안에서 그대로 경험하도록 꾸며 놓은 것이다. 값비싼 장비를 직접 만져보며 익힌 경험은 곧바로 산업 현장에서 통하는 실력으로 이어진다.

이런 실습 환경은 곧바로 진로로 연결된다. 이 학교 학생들은 이르면 이 학년 초부터 기업 입사를 확정하고, 장학금을 받으며 남은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 아직 졸업을 하려면 시간이 남았는데도 갈 곳이 먼저 정해지는 셈이라, 학생들은 취업 걱정 없이 기술을 다지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취업과 장학금이 함께 결정되는 구조는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미 국내를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의 문을 통과한 학생들도 나오고 있다. 일부 학생은 삼성전자나 에스케이하이닉스에 합격했다. 한 학생은 꼭 가고 싶었던 기업인 삼성전자에 합격했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업 취업이 대학 졸업생들에게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이런 성과를 냈다는 점은 이 학교의 교육 방식이 산업 현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성과는 취업률 수치로도 드러난다. 이 학교의 취업률은 이미 구십 퍼센트를 웃돌고 있으며, 최근 몇 해 동안 거의 구십오에서 구십육 퍼센트에 이르는 높은 취업률을 유지해 왔다. 졸업생 가운데 한두 명을 빼고는 사실상 대부분이 반도체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배운 분야와 취업하는 분야가 어긋나지 않고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실습 중심 교육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과가 알려지면서 학교를 찾는 발걸음도 부쩍 늘었다. 최근 한두 해 사이 전국에서 들어오는 입학 문의는 서너 배 이상 크게 늘었다. 아직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도 반도체 분야를 미리 경험해 보려고 진로 체험을 위해 이 학교를 찾고 있다. 미래의 직업으로 반도체 공학기술자를 꿈꾸며 일찌감치 관련 지식을 쌓으려는 어린 학생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것이다.

이 학교에 대한 관심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교 측은 지난달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에 한국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각광받는 학교로 소개된 뒤, 외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국가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현장에 곧바로 투입할 수 있는 기술 인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실습으로 다져진 이 학교의 교육 방식이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산업 수요와 맞물린 직업 교육이 학생들의 진로를 넓히는 하나의 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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