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충남 아산에 백육십 밀리미터가 넘는 집중호우가 단시간에 쏟아지면서 주택과 농경지 곳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한꺼번에 퍼부으면서 도심 골목이 순식간에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했습니다.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주민들은 새벽부터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복구 작업에 매달려야 했고, 곳곳에서 밤사이 불어난 물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한여름 장마철 국지성 호우가 특정 지역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 셈입니다.
이번 폭우는 기상청 예보를 크게 벗어난 것이어서 피해를 키웠습니다. 당초 기상청은 오늘 하루 백 밀리미터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로는 그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비가 새벽 한때 아산 지역에 집중됐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비가 짧은 시간에 몰리면서 미처 대비할 겨를도 없이 물이 불어났고, 주택가와 도로가 순식간에 잠기는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예보를 크게 웃도는 국지성 폭우 앞에서는 사전 대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주택 피해는 특히 심각했습니다. 집안까지 들이닥친 흙탕물에 주민들의 일상은 한순간에 깨졌습니다. 거실과 방마다 토사가 밀려들었고, 가재도구도 흙탕물에 잠겼습니다. 주민들은 여름인데도 보일러를 켜 바닥을 말려보지만, 집 안 곳곳에는 아직 진흙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이 진흙탕으로 변한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물에 젖은 살림살이를 밖으로 꺼냈습니다.
농경지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범람한 하천은 인근 농경지까지 덮쳤습니다. 벼 위에는 흙탕물이 밀려들었고, 농민들은 물기를 털어내며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애써 키운 농작물이 흙탕물에 잠기면서 한 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상가 지역에서도 상인들이 밀려든 토사를 퍼내며 하루 종일 복구 작업을 이어갔고, 물에 젖은 물건을 정리하는 손길이 온종일 이어졌습니다.
긴박한 상황 속에 구조와 대응도 이어졌습니다. 소방당국에는 침수와 고립 등 모두 오십사 건의 피해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면서 침수된 도로에서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들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곳곳에서 도로가 통제되고 저지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새벽 시간대 도시 곳곳이 물바다로 변하면서 소방 인력이 밤새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자칫 대피가 늦었다면 위험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문제는 비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기상청은 오는 이십삼 일까지 충남 지역에 삼십에서 팔십 밀리미터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습니다. 이미 지반이 물을 잔뜩 머금은 상태에서 추가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또다시 침수나 범람이 되풀이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주민들은 완전히 물이 빠지기도 전에 다시 내릴 비를 걱정하며 복구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