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의 간부는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정해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한 대기업 임원이 노조 간부에게 임금 삭감을 예고하며 사퇴를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 노동 당국으로부터 부당노동행위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회사가 노조 집행부 구성에 직접 개입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해당 임원은 단순히 사퇴를 종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회사와 뜻이 맞는 새로운 노조를 세우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존 집행부를 밀어내고 사측에 우호적인 조직을 세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습니다.
회사가 이렇게까지 집행부를 바꾸려 한 배경에는 노사 갈등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현 집행부는 파업까지 불사하겠다며 오너 사장과의 직접 교섭을 요구해 왔습니다. 회사로서는 그동안 겪어 보지 못한 강경한 노조였던 셈입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임금 삭감 예고와 사임 종용이라는 두 행위 모두를 노조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으로 보고, 부당노동행위로 판정했습니다. 사용자가 노조의 자주적인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회사 측은 이러한 판정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과거 노조가 누려 온 부당한 특혜를 바로잡았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동시에 노조 간부들을 상대로 수억 원대의 민형사 소송까지 제기하며 갈등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논란을 키운 대목은 인사 조치입니다. 노조 교체를 시도했던 것으로 지목된 부사장은 오히려 올해 초 상생경영을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영전했습니다. 노사 상생을 내세운 자리에 부당노동행위 논란의 중심 인물이 앉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번 사안은 노조 활동의 자율성과 사용자의 개입 사이의 경계를 다시 묻고 있습니다. 노동위원회의 판정과 회사의 재심 신청, 그리고 맞소송이 얽히면서, 향후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과 법적 다툼의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