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을 도용해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며 배달일을 해온 삼십 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이 이런 방식으로 도로를 누빈 횟수는 천칠백 차례가 넘습니다. 인도와 차도를 가리지 않고 능숙하게 내달리는 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베테랑 배달 기사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운전면허조차 없는 무면허 운전자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위험이 오랜 기간 도로 위를 오갔던 셈입니다.
이 남성의 실체가 처음 드러난 건 지난 일 월 대전에서였습니다. 당시 소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삼십 대 배달 기사가 붙잡혔는데, 문제는 그가 내민 면허증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경찰 앞에 제시한 면허증은 전혀 다른 사람의 것이었고, 이때부터 그의 무면허 운전과 면허증 도용 정황이 본격적으로 확인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소음 신고가 뜻밖의 범행을 들춰낸 것입니다.
이 남성이 사용한 면허증은 다른 사람의 것을 몰래 촬영해둔 사진이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확보한 타인의 면허증 사진을 배달업체에 등록한 뒤, 마치 정상적으로 면허를 갖춘 기사인 것처럼 아무 문제 없이 배달일을 해왔습니다. 피해자는 지갑을 잠시 두고 간 사이 자신의 면허증이 몰래 촬영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신분과 면허 정보가 도용돼 낯선 사람의 배달 운전에 계속 쓰이고 있었던 셈입니다.
적발 이후에도 사건은 쉽게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그는 곧바로 잠적해 자취를 감췄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추적을 멈추지 않았고, 두 달에 걸친 끈질긴 수사 끝에 남성이 몸을 숨기고 있던 은신처를 결국 찾아냈습니다. 이미 한 차례 적발됐던 피의자가 도주까지 감행하면서, 그를 다시 붙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수사 인력이 투입돼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은신처를 찾아낸 뒤 기지를 발휘해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정면으로 접근하면 다시 달아날 수 있는 만큼, 마치 음식 배달을 온 것처럼 상황을 꾸며 자연스럽게 다가가는 방식으로 피의자를 방심하게 한 뒤 검거에 성공한 것입니다. 배달을 위장 수단으로 삼아 접근했다는 점에서, 무면허 배달을 하며 도주하던 피의자가 결국 배달을 가장한 경찰의 손에 붙잡히게 된 셈이어서 검거 방식이 눈길을 끕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범행이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 남성은 앞서 처벌을 받고 출소한 바로 다음 날부터 또다시 같은 사람의 면허증 사진을 도용해 무면허 운전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게 다시 천칠백 번이 넘게 거리를 활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처벌을 받고 풀려나자마자 곧장 같은 범행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남성이 굳이 다른 사람 행세를 하게 된 배경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그는 수년간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 적발돼, 정작 본인은 정상적으로 면허 시험조차 볼 수 없는 처지가 되자, 타인의 면허증을 도용해 다른 사람인 척 행세하며 배달을 해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사문서 위조와 무면허 운전 등의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기고, 여죄가 더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