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 좋지 않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저금리 대환 대출을 해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경기 화성 동탄경찰서는 해외에 근거지를 둔 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한 이십 대 남성 등 모두 마흔아홉 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십일월부터 최근까지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돈을 송금받는 수법으로 마흔여덟 명을 상대로 팔억 팔천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신용이 낮아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이들의 절박한 사정을 파고든 것이 이번 범행의 특징입니다.
범행 수법은 전형적인 대환 대출 빙자형이었습니다. 이들은 저금리로 기존 대출을 갈아타게 해주겠다며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새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을 먼저 갚아야 한다거나 약정을 위반했다며 압박해 돈을 요구했습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피해자들은 이러한 요구에 그대로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피해금을 챙기는 과정도 은밀했습니다. 조직의 현금 수거책은 이른바 던지기 수법을 이용해, 화장실 등 미리 정해 둔 장소에 현금을 숨겨 두면 전달책이 이를 챙겨 가는 방식으로 돈을 회수했습니다. 폐쇄회로 화면에는 모자를 눌러쓴 한 남성이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잠시 뒤 휴대전화를 확인하며 빠져나오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탁 과정을 거쳤습니다. 조직원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회수한 현금으로 대형마트 키오스크에서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세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범행을 지시한 직후 메신저 대화 내역을 삭제하고, 단계별로 역할을 세분화해 조직원끼리도 서로의 정체를 알지 못하도록 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경찰은 이들 가운데 범행 가담 정도가 무거운 열다섯 명을 구속했습니다. 또한 조직에 체크카드를 제공한 스물한 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한 이러한 수법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금융기관을 사칭한 대출 권유 전화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