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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필터서 살균제 참사 유해물질 검출, 뒤늦은 리콜에 소비자 만여 명 불안

가습기 필터서 살균제 참사 유해물질 검출, 뒤늦은 리콜에 소비자 만여 명 불안

온라인에서 판매된 일부 가습기 필터 제품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된 유해물질 CMIT와 MIT가 검출됐습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이미 지난 1월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판매 금지 명령을 내렸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정부와 플랫폼, 판매자 누구도 소비자에게 직접 알리지 않았습니다. 쿠팡과 네이버, 지마켓 등에서 해당 제품을 산 소비자는 만여 명에 이르며, 일부는 중국에서 들여온 불법 짝퉁 제품으로 밀수조직 총책은 관세청에 적발돼 구속 송치됐습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소비자는 며칠 전 쿠팡으로부터 한 통의 안내 문자를 받았습니다. 지난해 구입한 가습기 필터 제품에서 함유가 금지된 물질이 나왔으니 리콜을 받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매일 밤 아이 방에 틀어 주던 가습기를 떠올린 부모의 마음은 그대로 무너졌고, 뒤늦게 날아든 통보에 불안은 더 커졌습니다.

문제가 된 물질은 CMIT와 MIT였습니다. 수많은 피해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바로 그 성분으로, 이번에는 온라인에서 팔린 일부 가습기 필터 제품에서 검출됐습니다. 정화를 위해 쓰는 필터에서 오히려 유해물질이 나온 셈이어서 소비자들의 충격은 적지 않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사실이 이미 오래전에 확인됐다는 점입니다. 취재 결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월 검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금지 명령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반년이 지나도록 정부와 플랫폼, 판매자 그 누구도 이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알리지 않았고, 소비자들은 최근에야 뒤늦게 이를 알게 됐습니다.

리콜 이후의 대응도 소비자들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원칙적으로 제품을 회수한 뒤 환불이 진행되는데, 판매처는 상품이 남아 있지 않으면 리콜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습니다. 이미 다 쓰고 버린 제품은 실물이 없다는 이유로 환불조차 거부당한 겁니다. 플랫폼 측은 법적 책임이 판매자에게 있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피해 규모는 작지 않습니다. 쿠팡과 네이버, 지마켓 등 주요 오픈마켓에서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쿠팡 측은 관련 당국이 내린 조치에 따라 판매자를 대신해 리콜 안내를 한 것이라며, 불법 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태의 뿌리에는 불법 수입이 있었습니다. 일부 수입업체가 중국에서 불법 생산된 이른바 짝퉁 제품을 들여와 판매한 것으로, 밀수를 주도한 조직의 총책은 지난 5월 관세청에 적발돼 구속 송치된 상태입니다. 판매자 자체가 범죄에 연루돼 있다 보니 정상적인 회수와 환불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결국 정부와 플랫폼의 안일한 대처가 소비자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반년 가까이 소비자에게 닿지 않는 사이 문제의 제품은 각 가정의 가습기에 그대로 쓰였습니다.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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