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의 의료 정보를 담은 시스템에 인가받지 않은 인원이 접속하는 보안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군 의무사령부가 운용하는 의료 영상 시스템에 대한 무단 접속이 지난해 말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군 관계자들의 개인 의료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군 당국은 사고를 뒤늦게 인지한 것으로 전해져, 부실한 보안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병사부터 장성까지 폭넓게 이용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작지 않습니다.
무단 접속 사실이 드러난 것은 올해 사월 보안 점검 과정에서였습니다. 국군 의무사령부에 대한 보안 점검을 하던 중 모바일 의료 영상 저장 전송 시스템에 대한 비인가자 접속이 식별됐고, 군은 곧바로 해당 시스템의 운영을 중단시켰습니다. 문제가 된 시스템은 엑스레이와 시티, 엠아르아이 등 환자의 의료 영상을 의료진이 조회할 수 있도록 지난해 칠월 군에 도입된 운영 체계입니다.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안 구멍이 드러난 셈입니다.
군 합동조사팀의 조사 결과 비정상적인 접근의 규모가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십일월부터 십이월까지 약 팔 기가바이트 상당의 정보에 대해 비정상적인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천여 장 분량으로, 환자의 이름과 성별, 나이 등 개인 정보까지 함께 열람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단순한 영상 유출을 넘어 민감한 개인 정보가 노출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큽니다.
피해가 의심되는 범위도 좁지 않습니다. 접근 피해가 의심되는 곳은 고양과 양주 등 여섯 개 지역의 군 병원으로, 병사부터 장성까지 다양한 계급의 장병들이 이들 병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정 부대나 소수 인원에 그치지 않고 여러 지역의 군 의료기관이 대상이 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피해 규모는 조사 결과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군 안팎에서는 정보 관리 실태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는 허술한 보안 관리가 지목됩니다. 무단 접속은 열려 있는 통신포트를 통해 가능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외부로부터의 침투 경로가 될 수 있는 통신포트가 지난해 십일월부터 올해 삼월까지 계속 열려 있었던 것으로, 보안이 취약한 상태로 시스템이 운영돼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기본적인 접근 통제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방부는 사고 시스템에서 문제점을 식별해 이미 지난해 십이월부터 감사를 실시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감사 결과에 따라 의무사령부 소속 현역 장교 세 명에 대해 징계를 의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안 관리 책임을 물어 관련자에 대한 문책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뒤늦은 인지와 조치라는 점에서 사후 대응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번 사고는 군의 정보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최근 외교관 신상 정보가 대거 유출되는 해킹 사건이 불거진 데 이어 군의 의료 정보까지 무단 접속에 노출되면서, 공공 부문의 보안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장병들의 민감한 의료 기록이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 회복이 남은 과제로 지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