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에서 자동차 인기 번호, 이른바 황금번호판에 특혜가 있다는 민원이 최근 접수됐는데,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구청 공무원들이 시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인기 번호를 빼돌려 특정 업체로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래 자동차 번호는 무작위로 나온 숫자 가운데 하나를 골라 등록하게 돼 있습니다. 이른바 황금번호를 받으려면 운이 따라야 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안에서는 그 운의 영역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담당 공무원과 직원들은 일반 차량에 황금번호를 임의로 등록한 뒤 취소하는 꼼수로 번호를 묶어놨습니다. 시민들에게 돌아갈 인기 번호를 미리 빼돌려 막아둔 것입니다. 이렇게 확보된 황금번호 340여 개가 특정 등록 대행업체의 고급 수입차 등에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위에 연루된 인원은 적지 않습니다. 광주 서구청 교통행정과 소속 공무원과 직원 14명이 이번 일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는 황금번호를 빼돌린 대가로 식사 등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적발된 공무원들은 명백한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이를 관행이라고 불렀습니다. 한 공무원은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아니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것이 불법이거나 위법이라는 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조사는 최근 3년치 번호판 기록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공무원들이 언제부터 황금번호판을 빼돌려 왔는지,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광주 서구청은 비위에 가담한 공무원 10명에 대해 중징계 등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금품 수수가 있었는지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이 사안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