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한 여고생이 살해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 수사팀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증거를 인멸한 혐의입니다.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할 수사 책임자가 오히려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는 국면이어서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속된 사람은 사건 수사팀장인 박 모 경감입니다. 문제가 된 것은 살해범 장윤기의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입니다. 이때 확보돼 있어야 할 케이블 타이가 사라진 상황을 놓고, 증거를 은폐하고 체증 영상을 폐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법원은 박 경감의 구속 필요성을 무겁게 봤습니다. 수사팀원들과 말을 맞추는 방식으로 추가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수사 책임자가 팀원들과 입을 맞출 경우 진실 규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습니다.
경찰 수뇌부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했습니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수사팀장이 구속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며, 유가족과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기된 모든 사안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엄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습니다. 경찰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수사 쇄신 티에프를 꾸려 수사 제도 전반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또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 내부 비리 수사대를 신설해 경찰 내부의 비위와 부패 행위를 전담해 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경찰 가족이 연루된 사건은 전국 단위로 전수조사하기로 했습니다.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등 가족이 연루된 사건 가운데 담당 경찰관이 해당 경찰서에 현재 근무하거나 최근 삼 년 이내 근무한 경우 등을 대상으로, 부실 수사나 특혜가 있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것입니다.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