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에서 적발된 마약 밀수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적발량이 천 킬로그램을 넘어섰는데, 구체적으로는 천칠 킬로그램에 달했습니다. 이는 무려 삼천삼백오십팔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으로, 국경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려던 마약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그만큼 마약 밀수의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으로, 세관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적발 현장을 보면 마약을 숨기는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국제우편으로 들어온 유아용 침대 프레임을 절단하자, 그 안에 숨겨져 있던 신종 합성 마약 케타민 이 점 삼 킬로그램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어 프레임 안쪽을 더 자세히 살펴보니 필로폰 일 킬로그램까지 함께 발견됐습니다. 아이들이 쓰는 침대 부품 속에 마약을 숨겨 들여오려 한 대담하고도 은밀한 수법이었습니다.
마약을 국내로 들여오는 경로는 화물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라오스에서 온 한 항공여행자는 속옷과 파우치 안에 케타민 칠백일 그램을 숨겨뒀다가 인천공항 세관에서 적발됐습니다. 또 캄보디아에서 출발한 여행자의 가방 등받이에서는 필로폰 오 킬로그램이 발견되는 등, 사람의 몸과 짐 곳곳을 이용한 밀수 시도가 잇따랐습니다. 화물과 우편은 물론 여행자까지 다양한 통로가 마약 반입에 동원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적발된 사례는 모두 칠백육십칠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총량은 천칠 킬로그램으로, 삼천삼백오십팔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단순히 국내를 거쳐 가는 경유가 아니라 국내 유입을 목적으로 한 마약류가 이 정도 규모로 적발된 것은 역대 최고치입니다. 종류별로는 대마와 필로폰, 케타민, 코카인 순으로 적발량이 많아, 여러 종류의 마약이 동시다발적으로 반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밀수 사범의 연령대입니다. 적발된 사례 가운데 삼십 대 이하 마약 밀수 사범의 비율이 전체의 육십 퍼센트에 달했습니다. 마약 밀수 문제가 청년층에 집중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청소년층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마약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적발 사례에서는 단속을 회피하려는 양상도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엑스레이 검사 등 단속이 강화된 국제우편과 특송화물 경로가 아니라, 항공여행자를 통해 밀수를 시도한 사례가 오백구 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강화된 검색망을 피해 사람이 직접 마약을 몸에 지니고 들어오는 방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간 셈입니다. 단속이 강해진 통로를 피해 상대적으로 허점이 있는 경로를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밀수 시도는 특정 공항에만 몰리지도 않았습니다. 대구공항과 청주공항 등 지방공항에서의 적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는데, 이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강화된 단속을 피하려는 시도로 분석됩니다. 마약 밀수 경로가 수도권 관문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관세청은 다양한 반입 경로에 대한 검사 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해 밀수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