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광훈 씨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성북구에 있는 사랑제일교회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에 앞서 교회 주변에는 경찰 기동대가 배치됐으며, 경찰은 같은 혐의와 관련해 전 씨가 직접 창당한 자유통일당 중앙당에 대해서도 함께 압수수색에 나섰다. 종교 시설과 정당을 한꺼번에 겨냥한 강제 수사가 이뤄지면서, 경찰이 이번 사건을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경찰이 주목하는 핵심은 교회 자금이 정당으로 흘러간 정황이다. 경찰은 전 씨가 사랑제일교회의 자금 100억여 원을 불법 기부하는 방식으로 자신이 만든 자유통일당에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교회가 정당에 돈을 빌려준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정당에 정치자금을 우회적으로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번 수사의 출발점이다. 거액의 교회 자금이 정치 영역으로 이동한 경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구체적인 차용 내역도 의심을 키우고 있다. 자유통일당이 빌린 돈은 적게는 5천만 원에서 많게는 16억 원에 이르며,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년여 동안 모두 31차례에 걸쳐 사랑제일교회로부터 102억 원을 빌린 것으로 정리돼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실제로 갚은 것은 단 한 차례에 그쳤고, 그 액수도 전체의 0.5%에 불과한 5천만 원뿐이었다. 빌린 규모에 비해 상환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경찰은 이러한 거래 구조 자체를 불법 기부의 근거로 보고 있다. 사랑제일교회가 돈을 빌려주는 형식을 취했을 뿐, 장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거의 돌려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빌려준 돈이 오랜 기간 회수되지 않고 사실상 방치됐다는 사실이, 통상적인 대출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의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이번 수사의 법적 쟁점은 정치자금법 규정과 맞닿아 있다.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국내외 법인은 정당에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으며, 종교단체의 기부 역시 금지돼 있다.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교회 자금이 정당으로 흘러간 것을 불법 정치자금 기부로 판단해, 전 씨를 비롯한 6명을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해 고발했다. 선관위의 고발이 이번 경찰의 강제 수사로 이어진 셈이다.
당사자들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자유통일당은 재정이 어려운 시기에 합법적인 차용계약을 통해 빌린 돈일 뿐이라고 주장했고, 사랑제일교회는 이번 수사가 선거관리위원회와 정권이 야합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교회 측은 압수수색을 두고도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강제 수사 자체가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수사 기관과 당사자 측의 입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전 씨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또 다른 재판도 받고 있다. 그는 2024년 22대 총선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수억 원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자금을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이번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가 향후 경찰 수사와 진행 중인 재판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교회 자금과 정당 사이의 자금 흐름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