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육아를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여성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칠 년 오 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경력 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서 일을 놓았던 여성들이 노동 시장으로 복귀하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수치만 보면 사정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재취업까지 구 년 가까이 걸렸던 사 년 전 조사 때와 비교하면, 복귀에 걸리는 기간 자체는 다소 짧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간이 줄었다는 표면적인 개선 뒤에는 더 뼈아픈 문제가 감춰져 있었습니다.
정작 여성들이 다시 얻은 일자리의 질은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 가운데 절반 이상이 열 명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 자리를 잡았고, 네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은 시간제 형태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안정적이고 번듯한 일자리로의 복귀는 여전히 쉽지 않은 셈입니다.
임금에서도 격차가 뚜렷했습니다. 재취업한 여성들의 월평균 임금은 경력이 단절되기 전과 비교해 오십만 원가량 줄어, 팔십 퍼센트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는 사 년 전 조사 때보다도 오히려 액수가 감소한 것으로, 경력 공백이 임금에 미치는 타격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드러냅니다.
퇴사의 배경에는 대부분 육아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조사 결과 육아 휴직을 마친 뒤 자녀 돌봄을 위해 결국 퇴사를 선택한 여성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아이를 돌볼 사람과 시간이 마땅치 않은 현실 앞에서 일을 계속 이어가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여성의 사례는 이런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기업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이 여성은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자 일 년간 육아 휴직을 한 뒤 퇴사했고, 이 년간의 공백 끝에 올해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원래 일하던 분야로는 돌아가지 못했는데,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업무 특성상 공백 기간 동안 놓친 시간이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실이 저출생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지적합니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질 좋은 일자리로 다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저출생 대책의 핵심이라는 것입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한, 경력 단절의 악순환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