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의 수사 무마 의혹을 들여다보는 검찰과 경찰이 같은 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잇따라 압수수색했습니다. 그동안 일선 경찰서와 지방 경찰청을 향하던 수사가 경찰 지휘라인의 가장 윗선인 국가수사본부로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압수수색은 당시 형사과장이던 박 모 경정의 구속 심사가 열리는 날 아침 이뤄졌습니다. 광주지검은 이날 오전 여섯 시 십오 분부터 국가수사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고, 강력범죄 수사과장실과 여성청소년 범죄 수사과장실, 그리고 산하 부서 등에 있는 컴퓨터 속 내부 보고 자료 확보에 나섰습니다.
검찰이 국가수사본부를 겨냥한 것은 박 경정의 진술을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박 경정은 수사 초기 국가수사본부로부터 장윤기의 살인 사건과 과거 성범죄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이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를 규명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 약 한 시간 뒤, 경찰청 특별수사단도 같은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습니다. 검찰과 경찰이 각각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수사에 나선 것으로, 검찰이 먼저 영장을 집행한 뒤 경찰은 확보된 자료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압수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수사의 초점은 장윤기 사건의 수사를 분리하도록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에 맞춰져 있습니다. 검찰과 경찰은 지휘와 보고 라인을 따라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관련 통화 내역 등 주요 증거로 꼽히는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는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통신 기록과 내부 자료가 확보되면서, 지휘라인 사이에서 오간 지시와 보고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됩니다.
경찰 역시 압수물 분석을 통해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들이 부실 수사나 사건 무마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전반을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경찰 지휘부의 최상부까지 수사가 확대되면서,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수사 무마 의혹의 실체 규명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