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허위 사실을 퍼뜨려 왔지만 그동안 처벌을 받지 않아 온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가 오늘 다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이번이 벌써 네 번째 경찰 조사로, 전 씨는 개표소 봉쇄 시위대의 구호가 적힌 상의를 입고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반복되는 조사에도 전 씨는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자신이 정치 보복의 피해자라며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경찰이 오늘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대목은 이른바 오일팔 북한군 개입설입니다. 전 씨는 지난 사월 방송에서 오일팔 광주 민주화운동을 두고, 특정 정치 세력과 북한이 주도한 내란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습니다. 실제로 북한 사람들이 내려왔다는 식의 발언까지 덧붙였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음모론에 해당합니다. 경찰은 이러한 발언이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를 캐물었습니다.
문제는 전 씨가 이런 주장을 내놓으면서 제시한 근거가 빈약했다는 점입니다. 그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내민 것은 극우 성향 매체의 보도가 사실상 유일했습니다. 공신력 있는 자료나 검증된 사실이 아니라, 같은 성향의 매체가 내놓은 내용을 근거로 삼아 중대한 역사적 사건을 왜곡하는 주장을 확산시킨 셈입니다. 이 때문에 발언의 신빙성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습니다.
전 씨는 논란이 커지자 나름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이 나간 직후 오일팔을 언급한 구간을 삭제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미 방송을 통해 주장이 퍼진 뒤였던 만큼, 뒤늦은 삭제로도 고발을 피해 가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해당 발언은 수사 대상이 됐고, 전 씨는 그 문제로 이날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삭제라는 사후 조치가 이미 널리 퍼진 내용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입니다.
전 씨를 둘러싼 혐의는 오일팔 관련 발언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한 해외 비자금설과 중국 망명설, 그리고 울산 석유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이른바 울산 석유 북한 유입설 등 여러 허위 사실 유포 혐의를 함께 받고 있습니다. 하나의 사안이 아니라 여러 건의 근거 없는 주장이 동시에 문제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각기 다른 사안에 걸쳐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이어지면서 수사 대상도 그만큼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의에 대해 전 씨는 일관되게 책임을 비껴가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언론인으로서 제삼자의 말을 전한 것일 뿐, 그 내용이 자신의 입장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사실이라고 단정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발언을 전달했을 뿐이라는 논리로, 허위 사실 유포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조사 내내 음모론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태도도 드러났습니다.
전 씨에 대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경찰은 전 씨를 세 차례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습니다. 신병 확보가 무산된 상황에서 경찰은 오늘 진행한 네 번째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지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반복되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수사가 어떤 결론에 이를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