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칠 년 전 전북 전주에서 발생한 한 강도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마침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 십일부는 특수 강도 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쉰한 살 정 모 씨에게 징역 칠 년 육 개월을 선고했다. 오랜 시간 미궁에 빠져 있던 사건이 과학 수사를 통해 해결되면서, 범행이 벌어진 지 십칠 년 만에 처벌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천구 년 사월 이십일일 새벽 세 시쯤이었다. 정 씨는 전북 전주시의 한 상점에 침입해 그곳의 여주인을 성폭행하고 현금 삼십만 원을 빼앗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밤중 인적이 드문 시간에 상점을 노린 범행으로, 피해자에게 큰 충격과 상처를 남긴 사건이었다.
범행 당시 삼십 대였던 정 씨는 곧바로 붙잡히지 않았다. 그는 용의주도하게 수사망을 빠져나갔고, 사건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채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져 갔지만, 수사 기록과 함께 채취된 증거물은 그대로 보관됐다.
그러나 정 씨는 이후에도 범죄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절도 범죄를 반복하다 결국 경찰에 붙잡혔고, 이천십육 년 삼월에는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다른 범죄로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그의 신원과 생체 정보가 수사 기관의 기록에 남게 됐고, 이는 훗날 과거의 범행을 밝혀내는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DNA 대조였다. 수사 기관은 정 씨로부터 확보한 DNA와 장기 미제 사건 용의자의 DNA를 대조했고, 두 정보가 일치하면서 십칠 년 전 전주 상점에서 벌어진 범행의 윤곽이 드러났다.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생체 정보가 잊혀졌던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셈이다.
범행 사실이 확인되자 검찰은 지명 수배 끝에 정 씨를 체포했다. 정 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고, 법원은 그에게 징역 칠 년 육 개월을 선고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더라도 흉악 범죄는 끝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준 사건으로, 과학 수사가 미제 사건 해결에 갖는 의미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