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반도체 경기가 비교적 양호한 가운데서도 고용 시장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특히 청년층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기 지표와 실제 일자리 사정 사이의 괴리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통계로 확인된 고용 부진은 분명하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 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년 5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다.
취업자 증가폭은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초만 해도 20만 명대였던 증가폭은 4월에 7만 명대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결국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증가세가 둔화되는 흐름이 이어지다 끝내 감소로 전환된 것이다.
고용의 양뿐 아니라 전반적인 고용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도 함께 악화됐다. 고용률은 63.3%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단순히 한 달의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고용 상황이 연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번 고용 한파의 충격은 제조업에 집중됐다. 제조업 취업자는 5만 5천 명 줄어, 3년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폭 역시 5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제조업 일자리의 위축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층이 받는 타격도 컸다. 청년 고용률은 2.4%포인트 떨어져, 같은 기간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청년들에게 고용 시장의 문이 더욱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 같은 고용 부진의 배경으로 대외 여건의 영향을 지목했다.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부담과 공급망 차질이 고용 시장을 짓눌렀다는 것이다. 정부는 청년 고용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고, 청년 일자리 과제 집행과 첨단 산업 인력 교육 확대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