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관여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이 홍정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세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 합동수사본부 지원 의혹과 관련해 거듭 소환된 것으로, 한 차례로 끝나지 않고 반복해서 조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특검이 그의 역할을 비중 있게 들여다보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계엄 국면에서 국정원 고위 인사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가 수사의 핵심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검은 계엄이 선포된 당일 밤 국정원에서 정무직 회의가 열린 뒤, 1차장 산하의 부서장 회의에서 홍 전 차장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정보기관의 최고위급 회의가 끝난 직후 실무 부서장들에게 어떤 지침이 내려갔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비상한 상황 속에서 국정원 내부의 지휘 계통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특검은 홍 전 차장이 방첩사령부와 연락 체계를 구축하고, 계엄 합동수사본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보기관이 계엄 기구를 뒷받침하는 데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인 셈이다. 이에 대해 홍 전 차장 측은 방첩사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고, 계엄 합수부 지원은 해외 파트를 담당하는 1차장의 소관 업무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수사의 칼끝은 검찰 수뇌부에도 향하고 있다. 계엄 합수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도 오는 24일 종합특검에 처음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전직 검찰총장이 내란 수사의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사건의 무게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심 전 총장을 상대로 특검은 검사 파견 지시 의혹뿐 아니라, 법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 결정에 즉시 항고하지 않은 경위 등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심 전 총장은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도 받고 있어, 조사 범위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특검은 오는 24일 1차로 연장됐던 수사기한이 종료되는 만큼,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2차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은 기본 구십일 일에서 삼십 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연장이 받아들여지면 최장 백오십 일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전직 고위 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잇따르면서 수사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