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전 오늘,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지하차도에서 열네 명이 목숨을 잃고 열여섯 명이 다친 오송 참사가 일어났다. 그날 지하차도 안으로 들어섰던 차량들은 출구에서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누런 흙탕물에 갇혀 더 나아가지 못했고, 참사의 상처는 삼 년이 흐른 지금도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깊게 남아 있다.
피해자들의 심리 상태를 삼 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은 여전히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는 인근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는데도 교통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정황 등 참사의 진상과 책임만 제대로 규명돼도 피해자들의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제시됐다.
그러나 책임을 가리는 사법 절차는 더디기만 하다. 오송 참사와 관련해 충청북도와 청주시 등 일곱 개 기관에서 마흔두 명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금까지 형이 확정된 피고인은 네 명뿐이다. 당시 이범석 전 청주시장에 대한 재판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불기소 처분을 둘러싼 다툼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영환 전 충북지사에 대한 항고장은 일 년 육 개월째 아무런 결론이 나오지 않은 채 계류돼 있다. 유가족들은 전임 시장이든 전임 도지사든 재판을 통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최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사법 처리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올해 추모식의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달랐다. 지난해까지 도청 밖 길가에서 사실상 외면받듯 열리던 추모식이, 올해는 충청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유가족과 생존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등 백오십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정권과 자치단체장이 바뀐 이후 추모식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참사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추모식에서는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추모사도 처음으로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여러 차례 위험을 알리는 경고가 있었고 충분히 대비할 시간도 있었다며, 이 비극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추모 공연으로 이어졌다.
참사 당시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는 침수된 지하차도에서 빠져나갈 대피유도시설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침수 위험 지하차도에 대한 대피유도시설 설치 기준이 마련됐지만, 취재 결과 아직도 설치 대상 지하차도의 절반 가까이에는 대피유도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삼 년이 지나도록 남겨진 과제가 여전히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