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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실태조사, 불법 촬영물 피해 전 애인 가해 비중 급증

성폭력 실태조사, 불법 촬영물 피해 전 애인 가해 비중 급증

성평등가족부가 성인 남녀 만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전체 성폭력 피해 경험 응답은 2022년 9.8%에서 지난해 7.6%로 줄었다. 그러나 가해자 유형에서는 변화가 컸다. 불법 촬영물과 허위 영상물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전 애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했다는 응답이 2022년 9.3%에서 지난해 30.2%로 급증했고, 여성 응답자만 보면 40%를 넘었다. 반면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가해를 당한 비율은 46%에서 21.4%로 크게 줄었다.

성폭력 피해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가 성인 남녀 만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 전체적인 피해 경험은 줄었지만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보면 의미 있는 변화가 확인됐다. 단순히 피해가 늘었는지 줄었는지를 넘어, 피해를 주는 사람의 유형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피해의 총량보다 그 성격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먼저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성폭력 피해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성폭력 피해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2022년 9.8%에서 지난해 7.6%로 감소했다. 수치만 보면 피해를 겪었다고 답한 비율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이 같은 감소세는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 있지만, 조사는 그 이면에 자리한 가해자 구성의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함께 보여 줬다. 전체 수치의 감소가 곧 안심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가해자의 유형이다. 전체 피해 경험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여성폭력 피해의 비중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가해자였는지를 들여다보면, 모르는 사람보다 피해자와 이미 관계가 있었던 사람의 비중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었다. 피해의 무게가 낯선 사람보다 가까운 관계 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특히 불법 촬영물과 허위 영상물 피해를 경험한 응답자에게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졌다. 이들 가운데 전 애인으로부터 가해를 당했다는 응답은 2022년 9.3%에서 지난해 30.2%로 급증했다. 불과 한 차례 조사 사이에 세 배 넘게 뛴 것으로, 친밀했던 관계가 디지털 성범죄의 가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성 응답자만 따로 떼어 놓고 보면 그 비율은 40%를 넘어섰다.

반대로 전혀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가해를 당했다는 비율은 크게 줄었다. 이 비율은 46%에서 21.4%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낯선 사람에 의한 피해가 줄어든 자리를 전 애인 등 아는 사람에 의한 피해가 채우고 있는 셈이다.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기준으로 보면, 피해의 위험이 익명의 타인에서 한때 가까웠던 사람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분명하게 드러났다.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비대면 생활과 온라인 활동이 늘어난 환경이 디지털 기반의 성범죄 양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성폭력 피해의 총량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되는 디지털 성범죄에는 별도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통계의 표면적 감소 뒤에 가려진 가해 구조의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과제를 남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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