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의 한 사육장에서 늑대개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탈출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사육장을 빠져나간 늑대개는 모두 열한 마리로, 한두 마리가 아니라 다수가 동시에 탈출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탈출한 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일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여서, 해당 지역에서는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평소 익숙하던 생활 공간에 야생성이 남은 동물이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민들의 체감 불안은 적지 않다.
늑대개들이 사육장을 벗어난 방식도 확인됐다. 이들은 약 두세 미터 높이의 울타리를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늑대처럼 울타리 아래의 땅을 판 흔적도 함께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이번에 탈출한 늑대개들은 과거에도 울타리를 뛰어넘은 이력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탈출이 처음이 아니었던 셈이다. 단순히 문이 열려 빠져나간 것이 아니라 울타리를 넘고 땅을 파는 등 적극적으로 탈출을 시도한 정황이어서, 사육 시설의 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계 당국은 탈출 직후부터 수색에 나섰다. 그 결과 일단 일곱 마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고, 어젯밤에는 한 마리가 스스로 사육장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현재 잡히지 않은 늑대개는 세 마리로 줄어든 상태다. 다만 남은 늑대개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면서, 완전한 포획이 이뤄질 때까지 주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가 잡히거나 돌아오면서 상황이 일부 진정되는 듯 보이지만, 남은 개체가 모두 포획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이른 상황이다.
탈출한 늑대개들은 사람뿐 아니라 가축에게도 위협이 됐다. 수색이 이어지는 사이 늑대개들이 인근 양계장을 덮치는 일이 벌어졌다. 닭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쳐 놓았던 그물은 찢어졌고, 양계장 안에는 깃털만 가득 남아 있었다. 굶주린 늑대개들이 먹이를 찾아 인근 농가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가축을 공격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늑대개의 위험성이 단순한 우려가 아님이 드러났다.
주민들에 대한 안내가 늦었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산시는 개들이 탈출한 뒤 일주일이 지나서야 주민들에게 조심하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시는 늑대개가 동물관리법상 맹견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굶주릴 경우 위험해질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위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주민 안내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 셈이다. 위험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과 실제 주민 안내가 이뤄진 시점 사이의 간극을 두고, 초기 대응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물음도 제기된다.
소방당국은 남은 늑대개를 안전하게 잡기 위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당국은 마취총을 활용해 아직 잡히지 않은 늑대개들을 생포하는 것을 목표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사살이 아닌 생포에 무게를 두면서, 늑대개를 자극하지 않고 안전하게 붙잡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늑대개들이 넓은 지역으로 흩어졌을 가능성이 있어 수색에는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사육 시설의 관리 문제와 지자체의 대응 속도를 동시에 드러냈다. 과거에도 탈출 이력이 있던 늑대개들이 다시 한꺼번에 사육장을 빠져나간 점, 그리고 주민 안내가 일주일이나 지나 이뤄진 점은 모두 향후 보완이 필요한 대목으로 지적된다. 남은 세 마리가 모두 포획될 때까지 인근 주민들은 외출과 가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이 마취총을 동원해 수색을 이어가는 가운데, 남은 늑대개들이 추가 피해 없이 안전하게 붙잡힐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