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가면을 쓴 백여 명이 전국에서 모여 길고양이 급식소 철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참가자들은 고양이가 급식소에서 먹이를 먹다 쫓겨나는 상황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길고양이를 향한 조치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갈등의 발단은 지난 사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단지 안에 있던 길고양이 급식소를 철거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입주자 대표회의가 길고양이 관리 운영 규정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규정은 지정된 장소 외에서의 급식을 금지하고, 단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나 외부인의 급식도 전면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제재 수위도 구체적으로 정했습니다. 규정을 반복해서 어길 경우 최대 십만 원을 관리비 고지서에 부과하고, 주차장 이용도 제한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사실상 금전적 부담과 생활 불편을 통해 급식을 강하게 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아파트 측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단지 안에 방치된 길고양이가 시설물과 차량을 훼손하는 일이 잦고, 울음소리에 대한 민원도 끊이지 않아 급식소를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길고양이를 돌보는 이른바 캣맘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정해진 급식소에서만 밥을 주며 위생적으로 관리해 왔고, 자발적으로 중성화 수술을 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항변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제도적으로도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관할 구청은 해당 아파트의 규정에 절차 위반 소지가 있다며, 길고양이 밥 주기를 금지하려면 전체 주민의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천이십삼 년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 공청회를 거쳐 급식소 관리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갈등을 풀어낸 사례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