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공원에서 노인을 폭행하고 달아난 강도를 붙잡은 건 다름 아닌 동네를 누비던 배달기사들이었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오토바이가 빠르게 내달리는 가운데, 도망치는 건 강도 피의자였고 그 뒤를 바짝 쫓는 건 배달기사들이었습니다. 생업을 위해 거리를 오가던 이들이 우연히 목격한 범행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면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이 현장에서 곧바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사건이 벌어진 건 지난 십오 일 밤 늦은 시각, 서울 구로구의 한 공원에서였습니다. 이곳에서 칠십 대 이진행 씨는 일면식도 없는 오십 대 남성에게 난데없는 폭행을 당했습니다.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도 아무런 이유 없이 낯선 사람에게 갑자기 공격을 받은 것으로, 늦은 밤 공원이라는 평범한 공간에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위협이라는 점에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조용하던 동네 공원이 순식간에 범행 현장으로 변한 셈입니다.
당시 상황은 철저히 일방적이었습니다. 남성은 돈과 지갑을 내놓으라며, 그러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하면서 피해자의 얼굴과 몸을 잇따라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이 씨는 오른쪽 귀와 입 주변이 빨갛게 부어올랐고, 몸 곳곳에는 노란 멍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갑작스러운 폭행 앞에서 나이 든 피해자가 제대로 저항하거나 몸을 피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피해자가 폭행을 당한 곳은 공원 정자 옆의 매우 좁은 공간이었습니다. 폭이 육십 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좁은 틈에 몸이 끼인 채, 이 씨는 피할 곳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폭행을 당해야 했습니다. 물러설 공간조차 없는 구석으로 몰린 탓에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이며, 좁은 공간에서 일방적으로 이어진 폭행이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피해자로서는 도움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처지였습니다.
이렇게 노인을 폭행한 남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휴대전화까지 빼앗아 달아났습니다. 단순 폭행을 넘어 금품을 노린 강도 범행이었던 셈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을 우연히 목격한 배달기사들은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한창 배달을 하며 거리를 오가던 생업을 잠시 내려놓고, 오로지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곧바로 도주하는 남성의 뒤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추격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오토바이로 내달린 배달기사들은 지하 보도로 향하는 길목에서 범인을 발견했지만, 피의자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하더니 피해자 측이 경찰에 신고하는 틈을 타 다시 잽싸게 달아났습니다. 그럼에도 배달기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붙었고, 결국 거친 몸싸움 끝에 아무런 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범인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이 붙잡은 남성은 칠십 대 노인을 폭행하고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난 바로 그 강도 피의자였습니다. 시민들의 발 빠른 대응으로 현장에서 붙잡힌 오십 대 남성은 이후 구속됐습니다. 자칫 피해자만 남긴 채 범인이 사라질 수도 있었던 사건이 평범한 배달기사들의 용기 덕분에 그 자리에서 마무리되면서, 위험을 무릅쓰고 나선 이들의 행동에 대한 시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