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여섯 시 반쯤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 설치된 난간용 강화유리가 갑자기 깨지면서 아래 도로로 쏟아져 내렸다. 길을 가던 한 아이가 무언가에 맞은 듯 몸을 움츠렸고, 하늘에서는 하얀 알갱이처럼 보이는 유리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깜짝 놀란 사람들은 위를 올려다보며 몸을 피했고, 차에서 내려 상황을 확인하는 사람도 있었다. 곧 경찰이 출동해 유리 파편이 떨어진 주변을 통제했다.
유리가 쏟아진 곳은 평소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도로 한복판이었다. 오피스텔 십오 층 옥상에서 깨진 유리는 이 도로 위로 떨어졌는데, 통행이 잦은 지점이었던 만큼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소리가 엄청나게 크게 나서 깜짝 놀라 뒤돌아보니 유리가 박살 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깨진 강화유리는 일 년 전 설치된 것으로, 크기는 가로세로 일 미터가량이었다. 옥상 난간에 쓰이던 유리가 통째로 깨져 도로로 떨어진 셈이다. 사고 직후 경찰은 누군가 일부러 유리를 깬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부 충격이나 고의로 인한 파손으로 볼 만한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물 관리자도 경찰 조사에서 외부 출입자는 없었다며, 유리가 자연적으로 깨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상태에서 유리가 스스로 깨졌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폭염 속에서 강화유리가 저절로 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시기에 발생한 사고인 만큼 더위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강화유리라 하더라도 직사광선에 오랜 시간 노출돼 열을 받으면 스스로 깨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른바 자연 파쇄 현상이다. 폭염으로 열 팽창이 가해지면 유리의 약해진 부위부터 파손될 수 있고, 제조 과정에서 포함된 황화니켈 같은 이물질이 더위 속에서 부피가 팽창하면서 유리를 터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어제 서울 중구의 최고 기온은 삼십오 점 사 도까지 올랐다.
폭염으로 인한 강화유리의 자연 파쇄는 종종 일어나는 일로 전해진다. 지난해 칠월에는 세종의 한 미용실 출입문이 극한 폭염 속에서 깨졌는데, 당시에도 경찰은 열에 의한 자연 파쇄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서울 중구 오피스텔 사례 역시 비슷한 유형의 사고로 볼 수 있어, 무더위가 이어지는 동안 유사한 파손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고에 대비해 강화유리에 안전 필름을 부착하면 유리가 깨지더라도 파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도로변이나 건물 옥상 난간처럼 낙하 위험이 큰 곳에서는 이런 대비가 더욱 중요하다. 다행히 이번 사고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폭염이 계속되는 만큼 강화유리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