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관여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에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오늘 직접 출석했다. 굳은 표정으로 특검 사무실에 들어선 심 전 총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됐다. 한때 검찰 조직의 수장을 지낸 인물이 내란 관련 수사의 대상이 되어 특검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출석은 내란 의혹 수사가 검찰 고위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심 전 총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 중요 임무 종사다. 단순한 관련자가 아니라 내란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의심을 받는 위치라는 의미로, 그만큼 그가 받는 혐의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검찰총장이라는 직책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혐의로 특검의 조사를 받는 상황 자체가 이번 사건이 가진 파장의 크기를 가늠하게 한다. 특검은 그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의 행적과 맞닿아 있다. 심 전 총장은 지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전화를 받고 계엄 합동수사본부에 검사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한 혐의를 받는다. 계엄이라는 비상 상황에서 검찰 인력을 합동수사본부에 보내는 문제를 논의했다는 정황은, 검찰이 당시 사태에 어떤 식으로 관여했는지를 따지는 수사의 핵심 고리로 지목되고 있다.
심 전 총장은 이 사안과 관련해 앞서 내란 특검의 수사도 받았지만, 당시에는 형사 처분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상황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를 계기로 다시 움직였다.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의 중형을 내린 1심 재판부는 검찰의 내란 행위 가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추가적인 정황이 있지만, 그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판단이 검찰 인사들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에 힘을 실은 셈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2차 특검은 오늘 심 전 총장을 상대로 합수부 검사 파견 의혹뿐 아니라 또 다른 쟁점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검찰이 즉시 항고를 하지 않은 이유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 취소라는 중대한 결정에 검찰이 곧바로 불복 절차를 밟지 않은 경위를 확인함으로써, 당시 검찰의 판단과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심 전 총장에 대한 조사는 계엄 국면에서의 검사 파견 검토와 이후 검찰의 대응 과정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한때 형사 처분을 받지 않았던 인물이 1심 재판부의 지적과 2차 특검의 재수사 흐름 속에서 다시 조사 대상에 오른 만큼, 특검이 그의 진술을 통해 어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검찰의 역할을 어디까지 규명할지가 향후 수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심 전 총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혐의 사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