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팀이 재개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전 대통령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상태로, 특검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사형을 구형하고 나선 것이다. 전직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 선고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이번 2심 재판을 둘러싼 긴장감은 한층 높아지게 됐다. 1심에서 다뤄진 쟁점들이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치열하게 다퉈질 전망이다.
특검은 사형 구형의 근거로 이른바 노상원 수첩의 증명력을 강조했다. 1심 재판부가 증거로서 배척했던 이 수첩에는 정치인과 판사, 언론인 등 반대 세력에 대한 체포 구금 계획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담겨 있다는 것이 특검의 설명이다. 특검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만큼 수첩의 증명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배제됐던 핵심 물증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계엄의 조직성과 의도성을 입증하는 데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은 이 수첩을 토대로 비상계엄이 오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첩에 적힌 대로 2023년 10월경 장군 인사가 이뤄진 점 등을 근거로 들며, 계엄이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것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인사 시점과 수첩의 기록을 연결지어, 계엄 준비가 상당히 이전부터 진행됐다는 점을 입증하려 한 것이다. 준비의 조직성을 강조하는 특검의 논리는 형량을 높이려는 시도와 맞닿아 있다.
이 같은 특검의 주장은 1심 재판부의 판단과는 결을 달리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에 이르러서야 계엄을 결심한 것으로 봤다. 즉 1심은 계엄 결정이 비교적 임박한 시점에 이뤄졌다고 판단한 반면, 특검은 훨씬 이전부터 준비가 진행됐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계엄 준비 시점을 둘러싼 이러한 시각차가 2심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거대 야당의 폭거를 알리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한 내란이 아니라고 재차 주장했다. 또 국회 봉쇄를 지시한 적이 없고 실제로 봉쇄가 이뤄지지도 않았다는 기존의 주장도 되풀이했다. 계엄 선포의 목적과 국회 봉쇄 여부를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한 달여 만에 재개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심 재판은 선고까지 적지 않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당초 검찰특별수사본부에서 기소한 것으로, 특검 수사 사건의 신속한 진행을 위해 적용되는 6개월 내 2심 선고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지 않은 조지호 전 경찰청장 등 피고인 4명의 변론은 윤 전 대통령과 분리해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제기됐던 기피 신청은 지난 12일 최종 기각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