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이혼 재산분할을 놓고 다시 법정에서 마주했지만, 두 사람의 조정은 끝내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재산 분할 대상과 범위 등 주요 쟁점을 둘러싸고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이 사건은 다시 재판을 통해 결론을 내게 됐다.
이날 열린 것은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의 2차 조정기일이다. 지난달 1차 기일에는 최 회장이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양측 모두 법정에 나왔다. 두 사람이 직접 얼굴을 마주한 것은 재작년 4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조정은 결국 모두 불성립으로 끝났다.
최대 쟁점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할지 여부다. 만약 분할 대상으로 인정된다면, 그 가치를 이번 파기환송심 시점을 기준으로 산정할지, 아니면 2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4월을 기준으로 삼을지도 함께 다뤄질 전망이다. 기준 시점에 따라 분할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노소영 관장 측은 자신이 가사노동을 담당하며 남편의 경영을 뒷받침해 온 만큼 SK 주식 역시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혼 생활 동안 자신의 역할이 SK그룹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식을 포함한 재산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최태원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과 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에 해당하는 만큼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 분할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분할이 이뤄지더라도 현금 분할만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뚜렷한 만큼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300억 원을 불법 자금으로 판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 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노 관장의 기여도가 어디까지 인정될지가 이번 사건의 핵심 관건으로 남았다. 조정이 불성립된 만큼, 법원이 재판에서 기여도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최종 재산분할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