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삼월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가운데, 경찰이 당시 참극을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찰관 세 명에게 중징계를 내렸다고 연합뉴스티비가 단독 보도했다. 사건 발생 이후 제기됐던 책임론이 실제 징계 처분으로 이어진 것으로, 부실 대응에 대한 내부 문책이 본격화된 셈이다. 이례적으로 단독 보도를 통해 징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전자발찌를 찬 스토킹 가해자 김훈이 전 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른바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이다. 가해자가 전자장치를 착용한 상태였음에도 범행을 막지 못하면서, 경찰의 사전 대응과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결국 책임 소재를 가리는 내부 절차가 진행됐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 미비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이번 징계에서 사건을 직접 다룬 수사 실무진에게는 무거운 책임이 부과됐다. 반면 서장 등 관리자급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관리 책임만 인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사건 담당자들이 중징계를 받고, 관리자급은 포괄적 책임을 지는 자리인 만큼 상대적으로 가벼운 경징계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직책에 따라 책임의 무게가 다르게 매겨진 것이다.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순찰을 담당했던 경찰관들의 경우에는 징계 수위가 일부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해서는 직장협의회의 선처 탄원 등이 징계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부실 대응을 두고도 담당 역할과 정상 참작 여부에 따라 처분 수위가 갈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현장 대응에 직접 관여한 정도에 따라 처분이 세분화된 모습이다. 징계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의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모든 관련자에 대한 처분이 한꺼번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당시 피해자에 대한 안전 조치를 누락했음에도 허위로 보고한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의뢰된 직원 두 명은 이번 징계 대상에서 빠졌다. 이들에 대한 수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 허위 보고 의혹은 단순 부실 대응을 넘어선 사안인 만큼 파장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징계 처분에 불복해 구제를 요청하는 소청심사는 처분을 알게 된 날이나 처분 사유 설명서를 받은 날로부터 삼십 일 이내에 청구해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접수된 소청 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이의 절차를 밟을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소청 청구 여부에 따라 징계를 둘러싼 공방이 추가로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 후속 절차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가해자가 일으킨 참극을 막지 못한 책임을 두고 내부 징계가 내려지면서,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사가 진행 중인 직원들에 대한 처분과 별도로, 비슷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피해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