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오늘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사 측과의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는 가운데 조합원들의 의사를 직접 묻는 절차에 들어가는 것으로,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의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노사 관계의 향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파업 찬반 투표에 앞서 노조는 이미 강경한 움직임을 보였다. 노조는 어제 임시 대의원 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대의원들이 한 명의 반대도 없이 결의안을 가결했다는 점은, 현재의 협상 교착 상태에 대한 노조 내부의 불만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 준다. 사실상 투쟁에 나설 준비를 갖춘 셈이다. 임시 대의원 대회를 따로 연 것 자체가 사안의 긴박함을 보여 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절차상 다음 단계도 빠르게 진행된다. 노조가 낸 조정 신청에 대한 결과는 내일 나올 예정이다. 이 결과는 파업의 합법성 여부와 직결되는 중요한 단계로, 노동 당국의 판단이 향후 노조의 행동 반경을 결정짓게 된다. 투표와 조정 절차가 맞물리면서, 사태는 며칠 안에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와 조정 결과가 같은 시기에 맞물리면서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해지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우선 이번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이 파업에 찬성해야 한다. 동시에 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두 가지 요건이 모두 갖춰질 경우, 현대차 노조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어느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으면 파업의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
노사 간 교섭이 이 지경에 이른 데에는 그동안의 협상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5월 6일 임금 협상 상견례를 한 이후 모두 열한 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듭된 교섭이 성과 없이 마무리되면서 노조의 강경 기류가 한층 짙어졌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산업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번 노사 갈등의 향방은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생산 차질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오늘 진행되는 파업 찬반 투표 결과와 내일 나올 조정 결과가 맞물려, 현대차 노사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분명해질 전망이다. 노사 양측 모두 이번 국면을 신중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