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황금시대의 거장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대표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이례적으로 일본 오사카를 찾았다. 고요하게 응시하는 신비로운 눈동자와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 귀걸이가 보는 이의 시선을 좀처럼 놓아주지 않는 이 작품은, 오사카 나카노시마 미술관에서 다음 달 이십칠일까지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전 세계에 삼십칠 점뿐인 페르메이르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위상과 인기를 누리는 걸작이다. 흔히 '북방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동명의 소설과 영화가 잇따라 나오면서 대중적 유명세가 한층 더 커졌다. 십칠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정수를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마우리츠 하위스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미술관은 소녀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이천십사 년 이후 작품의 해외 순회를 사실상 중단해 왔다. 그런 만큼 이번 오사카 전시는 좀처럼 성사되기 어려운 기회로 평가된다.
뜻밖의 일본 나들이가 가능했던 것은 마우리츠 하위스 미술관이 보수공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미술관이 문을 닫는 기간을 활용해 대표 소장품이 바다 건너 관람객을 만나게 된 것으로, 약 십이 년 만에 이뤄진 해외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가 예고되자 일본에서는 이른바 '티켓 대란'까지 벌어졌다. 관람권을 선착순으로 판매했다가 예매 사이트에 십만 명이 넘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됐고, 결국 주최 측은 공식 사과 후 티켓 전량을 사전 추첨제로 전환해야 했다.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이 쏟아지면서 관람권은 전시 기간이 시작되기도 전에 모두 매진됐다. 명작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관람객들의 열기가 예매 단계에서부터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외에도 페르메이르의 초기작 '다이애나와 님프들', 그리고 또 다른 네덜란드의 거장 렘브란트의 '웃는 남자' 등도 함께 관람객과 만난다. 십칠세기 네덜란드 회화의 흐름을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이십칠일까지 오사카 나카노시마 미술관에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