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교육 예산의 근간이 돼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핵심은 내국세에 연동해 자동으로 교육 예산을 배정해온 방식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다. 수십 년간 유지돼온 산정 구조가 바뀌는 만큼, 이번 조치는 교육 재정의 틀 자체를 다시 짜는 큰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폐지되는 제도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내국세 연동 교부금 제도는 1972년에 도입됐다.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이 방식은 그동안 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고, 이번 폐지는 그 오랜 관행에 마침표를 찍는 셈이다.
현행 제도의 작동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강력했다. 교부금은 현재 내국세 가운데 20.79%를 정률로 할당해 조성돼 왔으며, 이는 시도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세수가 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여서, 교육청 재정의 상당 부분이 이 비율에 따라 결정돼 왔다.
이 자동 연동 구조는 최근 교부금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지난해 교부금은 68조 8천억 원이었고, 올해는 76조 4천억 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반도체 업계의 유례없는 호황으로 내년에는 교부금이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면서, 정부는 이런 급증 구조가 합리적 예산 편성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연동 방식을 없애는 대신 새로운 산정 기준을 도입한다. 내년부터 교부금은 최근 3년 평균 경상 성장률과 학령 인구 변화 등을 반영해 산정된다. 세수 비율에 기계적으로 따라가는 대신, 경제 성장 흐름과 학생 수 변화라는 실제 지표를 반영해 예산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산식이 바뀌더라도 교육 예산이 줄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준에 따른 내년 교부금은 올해를 웃도는 80조 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교부금 총액은 물론 학생 1인당 교부금도 지금보다 늘어난다고 설명하며, 이번 개편이 예산 축소가 아니라는 점을 부각했다.
남는 재원의 활용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를 미래 대응 기금으로 적립해 국가전략사업과 인재 육성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교육 예산에 자동으로 흘러가던 재원의 일부를 미래 성장 분야로 돌리겠다는 구상으로, 이번 교부금 제도 개편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