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조직 내부의 비리를 스스로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광주에서 한 여고생이 살해된 사건,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경찰 내부의 문제들을 계기로, 내부 비리 신고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조직 안의 부패를 외부의 시선이 아니라 내부의 목소리로 먼저 드러내겠다는 취지다.
이번 대책은 내부 비리가 지닌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비위는 외부에서 적발하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사정을 잘 아는 당사자가 직접 신고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신고를 하더라도 오히려 신고자가 소외되거나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런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장치를 조직이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고 봤다.
핵심은 자진 신고에 나선 사람의 부담을 덜어 주는 데 있다. 다만 무조건적인 면책을 주는 것은 아니다. 비위의 정도와 신고 내용 등을 두루 따져, 징계위원회가 사안별로 징계를 감면할지 여부와 그 수준을 결정하도록 했다. 비교적 가벼운 비위라면 아예 징계를 하지 않는 이른바 불문 처분까지 가능하도록 해, 신고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신고자의 신분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보완책을 함께 내놨다. 경찰은 신고자의 익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변호사를 통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신고할 수 있는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신고자가 자신의 정체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통로를 넓힘으로써,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한층 낮추겠다는 취지다.
신고를 실질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조치도 뒤따랐다. 경찰은 현재 연간 이천칠백만 원 수준인 내부 신고 포상금 예산을 일억 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신고에 따르는 위험을 감수한 이들에게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제도들을 통해 내부 신고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조직 안팎에 적극적으로 알려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