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어도 좀처럼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열대야 속에서, 인천의 한 신도시 일대가 갑작스러운 어둠에 잠겼다. 인천 영종구 하늘도시 일대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무더기로 전기 공급이 끊긴 것이다.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시간대에 냉방마저 멈추면서, 주민들은 이중의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전기가 끊긴 것은 어제 오후 다섯 시 이십 분쯤이었다. 이 일대에서만 이만 사천여 세대가 한꺼번에 전기 공급을 잃었다. 저녁 시간대를 앞두고 벌어진 정전이라 그 여파는 곧바로 거리 곳곳으로 번졌다. 한국전력은 인근 변전소의 송전 설비에 이상이 생겨 전기가 끊긴 것으로 보고 원인을 살피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어둠에 휩싸인 거리였다. 신도시의 신호등이 모두 꺼지면서 교차로가 위험해지자, 교통경찰이 직접 도로로 나와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해야 했다. 해가 진 뒤 불빛이 사라진 거리에서 크고 작은 혼란이 이어졌다.
상가와 생활 편의시설도 일제히 멈춰 섰다. 스터디카페와 병원, 학원에 불이 들어오지 않았고, 한창 저녁 장사를 준비하던 상점가도 어둠에 잠겼다. 장사를 코앞에 둔 상인들로서는 당장 영업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시름이 깊어졌다.
정전은 곧 실질적인 재산 피해로 이어졌다. 횟집에서는 수조에 공급되던 전기가 끊기자 물이 금세 데워졌고, 안에 있던 해산물이 상당수 폐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집에서도 에어컨과 냉장고가 모두 먹통이 되면서, 찜통 같은 열대야 속에 냉장고 속 음식까지 상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위험했던 것은 갑자기 멈춰 선 승강기였다. 정전과 동시에 곳곳에서 승강기가 작동을 멈추면서, 스무 명이 넘는 주민이 그 안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밤 기온이 이십팔 도를 넘는 후텁지근한 날씨 속에, 아예 시원한 차 안으로 들어가 더위를 피하며 복구를 기다린 주민도 있었다.
복구 작업은 밤새 이어졌다. 한국전력이 원인으로 지목한 변전소 설비를 손보면서, 끊겼던 전기는 정전이 시작된 지 일곱 시간여 만인 자정 무렵에야 대부분 다시 들어왔다. 한여름 열대야와 겹친 대규모 정전이 신도시 주민들에게 긴 밤의 불편을 안긴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