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이 경남에 이어 전남·광주 지역까지 덮치고 있습니다. 기록적인 폭염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비마저 내리지 않으면서, 이 지역 저수지들은 바닥을 드러내고 농작물은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마른 날씨가 계속될 경우 가뭄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뜨거운 뙤약볕 아래 밭작물은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깻잎은 쪼그라들 정도로 시들었고, 고추는 줄기부터 바짝 말라 비틀어진 채 일부는 화상을 입은 듯 누렇게 죽어버렸습니다. 한 농민은 비가 오지 않아 작물의 삼분의 이가량이 말라 죽은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땅이 바짝 말라붙으면서 작물은 뿌리조차 제대로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살짝만 잡아당겨도 뿌리가 힘없이 뽑혀 나올 정도로, 농경지가 메마를 대로 메말라 버린 것입니다. 애써 가꾼 작물이 잡초처럼 뽑히는 모습에 농민들의 시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저수지 사정은 더욱 심각합니다. 전남·광주에서 두 번째로 큰 농업용 저수지인 장성호는 평소라면 물에 잠겨 있어야 할 곳에 풀이 자라고, 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졌습니다. 물이 가득 차 있어야 할 자리에 맨바닥이 훤히 드러난 상태입니다.
장성호의 저수율은 평소 육십 퍼센트 안팎이지만 지금은 이십칠 퍼센트로, 절반에도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매일 최저 저수율 기록을 새로 쓸 정도로 상황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습니다. 물이 줄어드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입니다.
결국 물이 바닥난 광주와 함평, 장성 등 일부 지역 농가에서는 사실상 격주로만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제한급수가 시작됐습니다. 이 일대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마저 오십 퍼센트 이하로 떨어지면서, 마른 날씨가 이어질 경우 가뭄 피해가 더 넓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