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홀로 쓰레기를 수거하던 육십 대 청소노동자가 자신이 몰던 청소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가로등 불빛 아래 청소차 한 대가 건물 벽을 들이받고 멈춰 선 채 발견됐고, 에어백이 터지고 범퍼가 뜯겨 나간 상태였다. 청소 일을 하던 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경찰은 이 남성이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운전석에서 내리자마자, 주행 기어 상태였던 청소차가 움직이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갑자기 밀려 내려가는 트럭을 붙잡으려다 오히려 차에 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이후에도 트럭은 곧바로 멈추지 않고 삼십 미터가량을 더 굴러가 건물 벽을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다.
숨진 노동자는 민간 위탁업체 소속으로, 사고 당시 혼자 작업하고 있었다. 어두운 새벽 시간대에 홀로 무거운 수거 차량을 다루던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진 것이다. 곁에 함께 작업하는 동료가 있었다면 움직이는 차량을 붙잡거나 위험을 알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단독 작업이 지닌 위험성이 다시 한 번 고스란히 드러났다.
현행 폐기물 관리법은 쓰레기를 수집하고 운반하는 환경 노동자가 안전을 위해 삼 인 일 조로 일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 원칙이 명문화된 것은 약 칠 년 전이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한 사유가 있으면 예외가 허용되는데, 피해자는 바로 그 예외 조항에 따라 혼자서 작업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런 예외 조항이 사실상 원칙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이천이십사년 민주노총 자료에 따르면, 삼 인 일 조 작업 준수율은 육십사 점 이 퍼센트에 그쳤다. 열 곳 가운데 서너 곳에서는 안전을 위해 마련된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으로, 규정이 현장에서 온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결국 안전을 위해 마련된 삼 인 일 조 원칙이 예외 조항 앞에서 힘을 잃으면서, 홀로 일하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환경 노동자의 야간 단독 작업에 대한 안전 대책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