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가 오늘 오전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번 강제수사는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대 비자금을 겨냥한 첫 강제수사로,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지 3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의 서울 연희동 자택이 포함됐다. 또 아들인 노재현 주중 한국대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와, 당시 차명 계좌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비서관들의 자택 등도 대상에 올랐다.
검찰은 노 씨 일가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압수수색에 나섰다. 오랜 기간 실체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던 비자금의 흐름을 강제수사를 통해 규명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수사는 5.18기념재단 등이 접수한 고발장에서 비롯됐다. 고발장에는 김옥숙 씨와 노재현 대사, 그리고 아트센터 나비 관장인 노소영 씨 등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을 은닉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검찰은 이 고발을 토대로 관련 수사를 이어왔으며,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본격적인 강제수사 단계로 전환했다. 전직 대통령 일가를 정면으로 겨냥한 수사인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자금 의혹은 노소영 씨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존재가 드러났고, 이를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노소영 씨 측은 이혼 소송 2심에서 SK그룹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주장하며, 김옥숙 씨가 1998년 4월과 1992년 2월에 작성한 이른바 '김옥숙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메모에는 모두 904억 원 규모의 자금 내역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